VIP뉴스

[윤진기 경영칼럼] 중소기업 부담 키우는 공공조달의 ‘재무제표 검토보고서’, 경영지도사 역할 확대 필요

중소기업 비용 부담 완화와 전문인력 활용 확대 필요

윤진기 ∙ 경영지도사, 경영학박사 | 기사입력 2026/05/14 [00:00]

[윤진기 경영칼럼] 중소기업 부담 키우는 공공조달의 ‘재무제표 검토보고서’, 경영지도사 역할 확대 필요

중소기업 비용 부담 완화와 전문인력 활용 확대 필요
윤진기 ∙ 경영지도사, 경영학박사 | 입력 : 2026/05/14 [00:00]

 

[윤진기 ∙ 경영지도사, 경영학박사]  공공조달 시장에서 낙찰자 선정은 단순히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재무건전성, 시공능력, 현금흐름, 경영안정성 등 기업의 ‘경영상태’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조달청 시설공사 적격심사에서는 부채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영업현금흐름 등 다양한 재무지표를 활용해 기업의 계약이행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제도에서는 이러한 재무상태를 검토하는 ‘재무제표 검토보고서’ 작성 권한이 사실상 공인회계사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과연 이것이 반드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감사와 검토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감사는 기업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법적으로 인증하는 강한 수준의 검증 절차다. 반면 검토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재무상태의 합리성을 확인하는 절차에 가깝다. 다시 말해 감사가 ‘증명’이라면 검토는 ‘분석과 판단’의 영역이다. 특히 조달청 적격심사에서 요구하는 검토업무는 회계감사보다는 경영분석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

 

실제 검토 항목을 보면 부채비율, 유동비율, 차입금 의존도, 총자산순이익률, 영업현금흐름비율 등 대부분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경영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들이다. 이는 전통적인 외부회계감사보다는 오히려 재무관리와 기업진단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경영지도사 및 기술지도사에 관한 법률'에서 재무관리 경영지도사는 중소기업의 재무관리와 회계의 진단 및 지도를 수행하는 국가전문자격이다. 기업의 자금 흐름과 수익구조를 분석하고 재무안정성을 진단하며 경영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특히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경영지도사가 단순 컨설턴트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재무상태를 점검하며 경영 전략 수립까지 함께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더 중요한 점은 조달청 역시 이미 경영지도사의 재무분석 전문성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달청은 기업진단보고서의 작성 주체로 공인회계사뿐 아니라 경영지도사도 인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경영지도사의 경영상태 분석 역량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동일한 경영상태 평가 목적의 업무임에도 기업진단보고서는 경영지도사가 가능하고 재무제표 검토보고서는 공인회계사만 가능하다는 것은 다소 불균형적인 구조다. 실제 업무의 실질을 보면 두 업무 모두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건전성을 분석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감사 영역까지 경영지도사에게 허용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법정 외부감사와 감사의견 표명은 공인회계사의 고유 전문영역으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제한적 검토업무까지 동일하게 독점 영역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외감 대상도 아닌 중소기업들까지 공공입찰 참여를 위해 회계사에게 고비용의 검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현실은 제도 개선 필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접근성 문제가 적지 않다.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 회계사 수급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결국 검토보고서 발급 비용은 기업의 추가 행정부담으로 이어지고, 공공조달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반면 경영지도사는 지역 기반 활동이 활발하고 중소기업 밀착형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문제, 원가 구조, 수익성 악화, 현금흐름 문제 등을 현실적으로 분석해온 전문가들이다.특히 기업 경영 전반을 함께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 회계처리 중심 접근과는 또 다른 강점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직역이 아니라 업무의 실질이다. 이미 국가가 기업진단 분야에서 경영지도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다면, 경영상태 평가 목적의 제한적 재무제표 검토업무 역시 일정한 기준과 책임 체계를 전제로 경영지도사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공조달 제도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부담은 줄이고 전문인력 활용은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 기업의 숫자를 읽고 기업의 위험을 진단하는 능력은 특정 직역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감사와 검토를 구분하고, 경영진단 전문자격인 경영지도사의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 윤진기 경영지도사∙경영학박사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