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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길모 칼럼] 조세 관점에서 본 인류역사 - 재산권과 과세권의 대립, 투쟁 및 타협의 과정

조세의 역사적 진화와 오늘날 부동산 과세 갈등의 본질

문길모ㆍ회계사 | 기사입력 2026/04/13 [22:20]

[문길모 칼럼] 조세 관점에서 본 인류역사 - 재산권과 과세권의 대립, 투쟁 및 타협의 과정

조세의 역사적 진화와 오늘날 부동산 과세 갈등의 본질
문길모ㆍ회계사 | 입력 : 2026/04/13 [22:20]

▲ 이미지 생성: Gemini    

 

[문길모 ㆍ태일회계법인 회장] 인류의 역사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류 역사를 국가 간의 전쟁 또는 문화의 교류 등의 내용으로 조명한다. 이를 조세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세금을 걷었는가’, 즉 개인이 보유한 재산권(Property Rights)과 국가가 행사하는 과세권(Taxing Power)의 대립과 투쟁, 그리고 타협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조세(租稅)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혈액의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반면 국가가 조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불협화음을 낳으며 혁명과 몰락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우선 조세적 관점에서 본 인류사의 주요 변곡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세는 고대 국가의 탄생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농경을 통해 잉여 생산물이 발생하면서 조세가 시작되었다. 초기 조세는 주로 노동력(부역)과 현물의 형태였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경우 나일강의 범람을 예측하고 치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가 필요했고, 이는 곡물을 걷어 저장하는 조세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또한 로마 제국 초기에는 효율적인 속주세가 부과되었는데, 이는 1/10세와 인두세로 구분되며 거대한 영토 유지와 군대 운영의 핵심 재원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과도한 군비 조달을 위해 자영농에게 가혹한 세금이 부과되었고, 이로 인해 농민들이 토지를 버리고 유력자에게 의탁하는 콜로누스 제도로 이어지면서 결국 봉건제의 씨앗이 되었다.

 

중세와 근세에 들어 조세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적 권리의 문제로 확대되었다. 중세 유럽의 봉건 제도는 군사적 봉사와 토지 사용료라는 일종의 세금 계약 관계였으나, 상업 발달과 화폐 경제의 확산은 조세를 둘러싼 갈등을 심화시켰다.

 

영국에서는 존 왕이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세금을 걷자 귀족들이 반발하여 마그나 카르타(1215)가 제정되었고, 이는 왕이라도 자의적으로 과세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이어 영국의 인지세와 차세에 반발한 식민지 주민들이 “대표 없는 곳에 과세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저항하면서 미국 독립 전쟁으로 이어졌다.

 

근대 국가로 접어들면서 산업혁명 이후 국가 규모가 확대되자 보다 체계적인 징세 수단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소득세와 누진세 제도가 등장했다. 소득세는 1799년 영국이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한 이후 주요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20세기에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막대한 재정이 필요해졌고, 이는 부유층에 대한 높은 세율 적용으로 이어지면서 누진세가 정착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전후 복지국가 모델을 지탱하는 기반이 되었다.

 

오늘날 디지털 경제의 확산은 기존 조세 체계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물리적 사업장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의 등장으로 국가 간 과세 경계가 흐려졌으며, 낮은 세율을 활용한 조세피난처 문제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최저한세 도입 등 새로운 조세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세 체계를 마련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조세는 국가의 성격과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조세 저항은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을 촉발했고, 조세 효율성은 제국의 흥망에 영향을 미쳤으며, 조세 형평성은 현대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인류사는 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조세 시스템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와 보유세, 즉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세제 개편이 경제적 효율성과 조세 형평성 사이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부동산 시장 안정과 소득 재분배를 목표로 한다.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강화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려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부작용도 동반한다. 대표적으로 양도소득세 부담 증가로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잠김 효과와,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조세전가 현상이 있다. 이는 시장 공급 감소와 임차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대표적인 보유세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는 정책적 수단이다. 그러나 소득이 없는 고령층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으며, 재산권 침해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과세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은 이중과세 논란이다. 납세자들은 이미 과세된 소득으로 형성된 자산에 대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부과하는 것은 중복 과세라고 주장한다. 또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동일 자산에 대해 부과된다는 점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재산세와 종부세는 과세 주체와 목적이 다르며 공제 장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중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국가는 공동체 유지를 위해 재원을 필요로 하고, 개인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려 한다. 이 두 힘이 충돌하고 타협하는 과정 속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발전해왔으며, 조세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 문길모ㆍ태일회계법인 회장    

- 공인회계사, 세무사, 경영지도사, M&A지도사

- 비앤피그룹 회장, 서울시 농수산 식품공사 옴브즈만

- 한국부동산조세연구소장, 가톨릭경제인회 감사

- 강남구상공회 고문

- (사)한국M&A컨설팅 협회 감사

- (재)평화방송 고문

- 용인세무서 납세자보호위원

- 삼성세무서, 중부지방국세청 이의신청 심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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