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곤의 사업은 구조다] 매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정비 구조다성장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도 버틸 수 있는 비용 구조
[김환곤 · 경영지도사] 사업이 잘될 때 창업들은 더 큰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더 뽑고, 사무실을 넓히고, 설비를 늘리고, 조직을 조금 더 갖춘다. 이런 결정들은 대개 성장의 신호처럼 보인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맞다. 사업이 커지면 예전 방식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워지고, 더 큰 규모를 감당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준비가 어느 순간 회사의 구조를 더 무겁게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창업자들이 흔히 먼저 보는 것은 매출이다. 매출이 늘면 회사도 한 단계 올라섰다고 느낀다. 하지만 사업을 흔드는 것은 언제나 매출의 크기만이 아니다. 오히려 더 오래 남고 더 늦게 드러나는 것은 줄이기 어려운 비용의 구조일 수 있다.
사업이 확장될 때 창업자가 늘린 것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많은 경우 그것은 고정비다. 고정비는 매출이 줄어도 쉽게 줄지 않는 비용이다. 인건비, 임대료, 리스료, 관리비처럼 사업이 좋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흐름이 꺾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회사를 압박하는 비용이 된다.
좋을 때는 고정비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더 뽑아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고, 사무실을 옮겨도 지금의 성장에 어울리는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업은 늘 좋은 흐름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조금만 매출이 흔들려도 고정비는 그대로 남는다. 그 순간 대표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생각보다 줄일 수 있는 게 많지 않구나.”
바로 이 지점에서 구조의 차이가 드러난다. 변동비는 매출이 줄면 어느 정도 함께 줄어든다. 하지만 고정비는 다르다. 거래가 줄어도, 매출이 꺾여도 회사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지출을 계속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사업이 커질수록 창업자가 늘린 비용이 어떤 성격의 비용인지가 중요해진다. 단순히 비용이 늘었다는 사실보다, 그 비용이 줄일 수 있는 비용인지, 아니면 한 번 늘어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려운 비용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많은 창업자들은 확장 자체를 위험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확장하지 못하는 것을 더 불안하게 느낀다. 문제는 확장이 아니다. 고정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확장하면서도, 그 구조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더 위험하다.
좋을 때 늘린 고정비는 나쁠 때 대표의 선택 폭을 줄인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적어질수록 회사는 작은 흔들림에도 더 민감해진다. 그래서 대표는 사업이 커질수록 매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성장과 함께 무엇이 고정되고 있는지도 함께 보아야 한다.
사업의 불안은 매출이 줄어들 때 갑자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그보다 앞서 좋을 때 늘려놓은 고정비 구조 안에서 이미 준비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사업은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강해지지 않는다. 줄이기 어려운 비용이 함께 커질수록, 회사는 겉보기보다 훨씬 더 예민한 구조가 될 수 있다.
우리은행에서 심사역과 지점장으로 근무했고, 미국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에서 여신지원본부장, 뉴욕본부장을 지내며 여신심사와 구조조정 등 국내외 기업금융 업무를 폭넓게 경험했다. 퇴직 후에는 법정관리기업에서 CRO, 감사로 활동하며 기업의 회생 구조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기업 거래, 심사, 회생, 관리업무 등에서 축적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자와 중소기업 대표가 반드시 알아야 할 돈과 구조의 원리를 실무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경영지도사, 회생기업 경영관리사, 신용상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성대학교 대학원 컨설팅학석사를 취득했다.
이 기사 좋아요 1
<저작권자 ⓒ VIP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정비 관련기사목록
댓글
|
많이 본 기사
|